미국 교포 서사와는 다른, 이방인 ‘성’의 에세이
미국 교포 서사와는 다른, 이방인 ‘성’의 에세이현재진행형 트라우마 치유기 를 읽고 애인과 둘이 식당에 가면 나는 엉뚱한 곳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는지 지켜본다. 대개는 나와 눈을 제대로 맞추지 않고 그에게 의사를 묻는다. 젊은 외국인 여성인 내가 독일어로 주문을 할 리 없다는 듯이. 계산을 할 때도 당연히 그가 지불할 것을 기대하는 모양새이다. 나는 그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주문하고 지불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심지어 더치페이를 할 때도 그에게 미리 돈을 건네받아 함께 낸다. 내가 지갑을 펼치면, 그를 향해 45도 각도로 몸을 돌리고 있던 사람은 아, 하고 미세한 탄성을 내며 내 쪽으로 자세를 고친다. 나는 왜 이런 ‘불필요한 디테일’에 신경 쓰게 되었을까..
문화감성 충전
2020. 10. 14.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