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선생님들 기분 상하지 않게 강의해주세요”달리의 생생(生生) 성교육 다이어리: 학교의 젠더와 권력을 묻다 ‘말하기’ 자체가 도전인 십대들 몇 달 전, 10대 여성들과 성교육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고 동아리에 참여한 소감을 쪽지로 받은 적이 있다. 나중에 쪽지를 확인하다가 어떤 참가자의 이야기에 가슴이 쿵, 했다. ‘선생님이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 대답을 제대로 못 한 점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다음에 또 (동아리 활동을) 한다면 답을 더 잘 해봐야지.’ 성교육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나는 참여한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낸 게 아니라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물은 것이었다. 내 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디어에 나오는 성적 이미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성폭력 문제에 관해서..
“성교육 수업에서 왜 페미니즘 교육을 하세요?”달리의 생생(生生) 성교육 다이어리: #공교육에_페미니즘을 당황스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수업에서 여성에 대한 외모 차별과 혐오 발언이 담긴 영상자료를 틀자마자 학생들 몇 명이 “쿵쾅쿵쾅”이라 수군거리며 킥킥거렸다. 교실에 비웃음이 퍼지자 인권침해적 상황이 바로 희화화되어버렸다. 나는 수업이 가진 본래의 목적을 되찾기 위해 영상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왜 “쿵쾅쿵쾅”이라 했는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갑자기 교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싸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 말을 처음 뱉은 당사자는 나 못지않게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 말’의 의미에 대해 답해주는 사람은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쿵쾅쿵쾅’은 온라인에서 페미니스트를 조롱하는 말이라고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