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불법촬영…“조심하라고만 배웠어요”달리의 생생(生生) 성교육 다이어리: ‘예방’의 주체는 누구일까 피해예방교육의 단골멘트 “조심해” 대강당을 꽉 채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집합 교육치고는 진행도, 호응도 괜찮은 날이라고 생각해 가벼운 마음으로 강의를 마쳤다. 그런데 밖으로 나가려다 앞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잘 들었죠, 여러분?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대답한다, 안 한다? (학생들: 안 해요~) 그래요, 이제 알았으니까 조심해야겠죠?”“네~” 천진한 선생님의 질문에 순순한 학생들의 대답이 들려왔다. 나는 발길을 돌려 학생들과 선생님을 바라보았다.‘내가 두 시간 동안 뭘 한 거지?’ 나는 두 시간 동안 성매매 예방교육 강의를 했다. 평소..
회복 아니면 실패? n개의 질병 서사 복원하기아픈 몸, 무대에 서다⑩ 질병 세계의 언어 만들기(2) ※ 질병을 둘러싼 차별, 낙인, 혐오 속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들의 목소리’로 만든 시민연극 기획자와 배우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우리 사회에서 질병은 여전히 과도한 두려움과 비극 속에 갇혀 있다. 생명체로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정도 필연이다. 하지만 질병을 겪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면 질병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과 비극적 사고도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잘 수용되지 않는다. 생명의 순환인 생로병사 속 일부인 질병을 비극으로만 만들고, 질병을 제대로 겪을 수 없도록 만든 사회. 아픈 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사회. 그런 사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