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사진 촬영도 피했던 내가 관객 앞에 섰다!아픈 몸, 무대에 서다④ 아픈 사람의 책임 ※ 질병을 둘러싼 차별, 낙인, 혐오 속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들의 목소리’로 만든 시민연극 배우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아픈 사람들의 책임은 자신의 고통을 목격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다가 붉은 색연필로 밑줄을 긋고 별표를 그렸다. 2년 전쯤 읽었던 (아서 프랭크 씀, 메이 번역, 봄날의 책, 2017)를 다시 펼쳤는데 ‘아픈 사람의 책임’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박혔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고 건강을 돌보는 절대적인 책임 외에 다른 책임에서 자연스럽게 면제된다. 그래서 다른 책임에 목말라 있었는지도. 오랜 시간의 질병을 나의 삶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시간의 경험으로 ..
피해자에게 침묵과 용서를 강요하지 않는 공동체『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이 가르쳐주는 것 고양이 함푸스가 죽었다. 함푸스가 옆집 지하실에 쓰러져 있었다. 어른들 이야기로는 차에 치인 채 지하실에 들어갔고, 거기서 생을 마감한 것 같다고 했다. 함푸스를 잃은 아이는 심장이 쾅쾅 뛰었다. 슬플 것 같은 도입부 내용이지만, 나는 용기가 필요할 때 이 책을 꺼내게 된다.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은 작은 섬마을에 일어난 고양이 사망 사건의 범인을 찾고, 애도하는 과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그뤼 모우르순 글 그림, 한주연 역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원제: Tre Biler Og En Dod Katt) 찰리북, 2017 고양이의 죽음, 범인을 찾아 나선 아이들 사고 이후, 아이와 친구들이 모였다. 올레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