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눈 뜨거운 심장, 세상을 아우르는 “2015 SeMA Green: 윤석남 심장”전 책을 펼칠 때면 책 날개를 슬며시 들춰본다. 환히 펼쳐서 정독하지는 못하고 속독 후 본문으로 들어간다. 전시 도록을 받아 볼 때에도 작품 한 점을 유심히 보는 시간만으로도 아까울 텐데 작가 이력에 눈이 간다. 세속적인 방식이라고 느끼면서도 그이가 특별한 사람이라 여기게 되면 특별한 자취를 찾고만 싶다. 기어이 그 자취를 찾아내면 나의 평범함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는 다르게 살았으니까 지금 이목이 집중되고 존경 받는 건 합당하지.’ 만약 특별한 게 없어 보이면 간혹 실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합리적인 의혹인 걸 알면서도 작품이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잔망스러운 관심이 실례겠지만 윤석남(76)은 대단히 특별한 ..
벽장 문을 열어, 광장으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공동행동’ 문화제에 가다 어디선가 찬송가 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그리고 확성기를 통해 전해지는 거친 외침이, 그 차분한 노래 소리를 방해했다. 노란 폴리스 라인 안, 그 작은 공간 안에서 모든 소리가 뒤섞이는 듯했다. 5월 16일 오후 3시, 부스 행사가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나 도착한 서울역 광장은 조금 어수선했다. 내가 처음으로 마주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 데이’ 행사 모습이다. ▲ 5월 16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공동행동’ 문화제 © 김예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 I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