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에 대하여 하늘이 같은 생명력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연재 칼럼입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 하늘이 ⓒ일다(김혜련) 하늘이의 ‘똥 몸’을 부러워하다 우리 집엔 ‘하늘’이라는 이름의 개가 있다. ‘하늘’이는 하루 종일 마당에서 먹고 놀고 오줌 갈기고, 똥 싸고 자고 짖고 한다.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가면 따라가다가 ‘폴랑’ 허공으로 사라지면 멍하니 나비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거나, 여기저기 킁킁대며 냄새를 맡거나, 자기가 정한 장소에다 오줌 누고 똥 누고, 신나서 종종대며 돌아다닌다. 가끔은 요가처럼 고난도의 자세를 하고 몸을 털어대기도 하고 밭에 데려가면 어디선가 야성의 힘이 솟구쳐 나온 ..
집으로 돌아오는 여성들 혜원과 틸리 몸도 마음도 지치는 일상이 이어지는 그런 때가 있다. 꽉 막힌 도시 속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조차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손 안의 폰을 만지작거리지만 그 안에서도 즐거운 이야기를 찾기란 어렵다.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아보려고 해도, 눈을 감는 순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 잠시라도 눈을 감을 수 있을 환경에 놓일 때 생각하는 건 늘 똑같다. ‘나에게도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여기를 벗어날 수 있는 변명이든 이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고향(집)으로 돌아온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임순례 감독, 2018)과 (Dress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