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귀신이 돌아온다 춘향의 딸들, 한국 여성의 반쪽짜리 계보학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귀신이 되어 하소연하는 자매 © 김별아 저, 권문희 그림 (창비, 2003) 표지 어릴 때 읽은 은 낯설고 무서웠다. 계모가 전처의 딸들이 마음에 안 들어 물에 빠져 죽게 만들었다거나, 쥐의 껍질을 벗겨 이불 속에 밀어 넣고 처녀가 낙태했다고 모함하는 장면들은 괴기스러웠다. 고전 동화라고 버젓이 읽으면서도 명색이 엄마라는 사람이 전처 소생이라는 이유로 서슴없이 딸들을 죽이려 들고,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결정적인 모함의 증거로 삼아 딸들이 그 아버지에게 버림받게 한다는 설정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부장의 관심과 자원을 독차지하기 위해 일어나는 여자들 간의 경..
결혼,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결혼정보회사 CEO의 결혼에 대한 인식을 보며 ※ 필자 김보화(파이) 님은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달 8일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사회학회가 공동 주최한 “결혼문화와 국민의식 심포지움”에 다녀왔다. 여러 발표와 토론 중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세션은 한 결혼정보회사 CEO의 발표였다. 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발표는 변화되는 결혼의 의미, 어려운 결혼 환경, 결혼 권하는 사회를 위한 의식 변화를 세부 내용으로 담았다. 상업적인 결혼을 권하는 회사의 CEO가 경영학회와 사회학회가 주최하는 심포지움에서 발표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것이 학회인가? 기업 홍보의 자리인가? 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학문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누가 누구를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