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면 ‘나’는?‘움직이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in 은평 만약 당신이 사는 곳 옆 빌라에서 매일 밤 부부 간에 고성이 오가고 뭔가 와장창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나 흐느낌이 들린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잠을 잘 수 없어서 짜증이 날 테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웃이 걱정되기도 할 것이다. 어느 날은 용기 내어 신고를 했는데, 경찰에게 당사자 부부가 한다는 말은 “좀 크게 싸운 것뿐이에요.” 이것 참, 도와주려 했는데 속상하다. 그 여성이 안전하기를 기도하면서 잠드는 수밖에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 직장에서 매년 받는 폭력예방교육도 이럴 땐 별로 쓸모가 없다. 슈퍼 주인 아주머니한테 슬쩍 얘길 꺼내보니 남의 집 일에 끼어들어서 괜히 피 보지 말란다. 더 이상 내가 할 ..
문화권이 다른 친구들의 섹슈얼리티 경험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④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당신은 과연 나를 얼마큼 이해할 수 있나요? 나의 치료사 베아트리체, 그녀의 짙은 녹색 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할 때면 가끔씩 궁금해진다. 이 사람은 내 이야기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 공감은 고사하고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나이 오십 넘으면 돗자리 깐다’는 말도 있는데, 예순이 가까워올 그녀의 세상사 혜안이나 삼십 년 경력의 치료사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