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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내 삶의 지지자들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6.03.09 08:30

내 삶의 지지자들

연탄과 함께하는 글쓰기치료(13) 미소님의 사례⑨


연탄이 진행한 글쓰기 치료 프로그램의 한 사례를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는 글쓰기 치료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결코 아니며, 다양한 글쓰기 치료 중 하나임을 밝힙니다.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사례는, 40대 여성으로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이를 혼자 돌보면서 항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미소’(별칭)님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공개하는 내용은 실제 진행한 회기와는 다르며, 매회 글쓰기 과제와 미소님이 작성한 글, 연탄의 피드백 중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비슷한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을지 모를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사례를 공유하도록 허락해 주신 미소님께 감사드립니다.

 

[연탄]

 

미소님, 바쁘신 중에도 글쓰기 과제를 꼬박꼬박 해내시는 걸 보면 정말 성실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미소님 글에서 대충대충이 아니고 성심과 진심이 느껴집니다. 미소님이 쓴 1년의 계획과 버킷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 목록)를 보니 즉흥적으로 떠오른 게 아니라, 그동안 많이 생각하고 있었던 일들 같습니다.

 

1년 계획 중에서 “아이들과 아빠에 대한 속마음 털어놓기”는 오랫동안 하지 못하고 있었던 과제인 만큼, 그리 간단치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연탄과 함께 잘 연습해 오셨듯이, 그 일도 잘해내리라 믿습니다.

 

미소님의 버킷리스트를 보니 1년 계획보다 오히려 짧네요.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리스트를 추가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달성한 것은 지우고, 또 새로운 과제를 추가하고, 그렇게 목표를 세워나가면서 살다 보면 삶의 동기 부여도 되고 에너지도 생깁니다.

 

미래의 일기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미소님의 모습을 그려보니 어울릴 듯합니다. 미소님이 연주하는 “청산에 살으리랏다”를 저도 듣고 싶습니다. 연주를 할 수 있게 될 때 저에게도 꼭 들려주셔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연탄과 함께 한 글쓰기 치료가 어느덧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해주셨듯이 글쓰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여행을 끝까지 의미 있게 동행해주셨으면 합니다.


▶ [기운내]   ⓒ 정은의 빨강그림판


오늘은 미소님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존재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말하자면 삶의 동반자들이기도 하고 지지자, 후원자들이기도 하죠. 분명 그런 사람들이 미소님 주변에 있을 겁니다. 금방 떠오르는 가족들도 있을 거구요. 그런 분들을 내 삶이라는 클럽의 회원, 내 삶의 지지자 그룹으로 만들어 볼 겁니다. 구체적으로 그들을 적어보세요. 미소님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부자가 된 기분이 들겠죠?

 

다 적어 보았다면, 그 가운데 누군가에게 미소님이 1년 안에 이루고 싶은 일들과 미래의 계획을 직접 말해 보세요. 진지하게 말이죠. 그리고 그것에 대해 지지해 주고 격려해 달라고 말해 보세요. 연탄한테 줄 답장에 미소님의 지지자들이 어떻게 격려해줬는지 전해주세요. 이번 과제를 하면서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을 가져보시기 바래요.

 

[미소]

 

나를 지지해줄 사람들의 이름을 쓰다 보니 처음엔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했는데, 나중엔 첨삭을 하면서 가만히 내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사람들을 떠올리고 이름을 쓰면서 새삼 또 고맙고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든든해지고. 다음은 나의 지지자 중 한 명인 오랜 친구로부터 온 격려의 글입니다.

 

“30년 지기 친구 ○○아, 

 

네가 나를 지지자로 생각한다니 고맙다. 나도 당연히 그렇다. 너나 나나 인생의 우여곡절을 초년이든 중년이든 한 번씩 겪어 왔고 그 과정을 씩씩하게 잘 극복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네 위시 리스트를 보니까 참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면서도, 네 가족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한 일들이란 생각이 든다. 나도 매년 이런 위시 리스트를 만든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체크를 해본다. 보통 10개 중에 6~7개는 달성을 하더라.

 

리스트를 작성할 때, 너무 실현 가능한 것만 넣는 것이 아니라 달성하기 어려운 것도 넣어 본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대부분을 달성하는데다가, 실현하기 어려운 것도 1년은 아니더라도 2~3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매년 더 달성하기 어려운 위시 리스트들을 추가한다.

 

똑같은 위시 리스트가 아니더라도 약간의 궤도 수정을 하는 것도 생긴다. 내용이 바뀌거나, 대상이 바뀌는 것도 생긴다. 이 과정에서 나를 돌아본다. 잘 살아 왔는지… 그리고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나를 위로하고 칭찬한다. ‘그래 잘 살아왔어.’

 

너에게도 어깨에 짊어질 짐이 아니라, 네가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새 삶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적는 것은 정말 긍정적인 좋은 훈련이 될 거다. 그리고 틀림없이 대부분을 달성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될 거다. 긍정적인 꿈은 좋은 에너지를 줄 뿐 아니라, 네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단 하나 아쉬움 점이 있다면, 리스트 중에서 정말 네 자신, 여자로서의 행복을 위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이성의 관심과 사랑도 사람한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본성과 감정을 억누르면서 사는 것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다. 많은 위시 리스트가 너를 더 풍요롭고 편안하고 행복해 줄 것은 틀림없지만, 그런 꿈도 꼭 포기하지 말고 포함했으면 좋겠다.

 

네 생활 여행의 한 자락에 나도 끼고 싶고, 마당 있는 오두막에서 고구마랑 고기도 같이 구워 먹고 싶다. 네 삶에 나도 깍두기로 가끔 끼워 주라. 잘 해낼 거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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