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23)버자이너 다이얼로그⑤ 나의 치유, 세상의 치유 공숙영 “수술을 꼭 해야 하나?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더 검사하거나 다른 의사 말도 좀 들어봐.”작년에 코스타리카로부터 귀국한 후 자궁의 종양제거수술을 받게 되자 동생이 걱정하였습니다. “수술 받아. 큰 수술 아니니까 겁낼 거 없어. 보편적인 치료방법이야.”산부인과 전문의가 된 어릴 적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했더니 수술을 받으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수술, 전과 후 ▲ 자궁근종 마이크로사진 © 출처: 위키피디아 마치 수술은 얼른 해치워버려야 하는 과제처럼 다가왔습니다. 수술만 잘 끝나면 내 삶은 제자리로 무사히 돌아가 원래 살던 대로 살 수 있고 살면 되리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술 후에 아무 일도 ..
[다큐멘터리 리뷰] 포기하지 않는 세여자의 한결같은 걸음 안미선 는 우리 삶의 변두리로 밀려난 ‘땅’을 다루고, 소수자인 ‘여성 농민’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가 꼭 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팍팍한 도시에 살면서 귀농에 곁눈질하게 되는 데다, ‘땅의 여자’는 어떻게 살까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농촌이라는 한 주제를 파고든 권우정 감독의 역량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여자가, 여자의 이야기를 같은 땅에 함께 살고 농사지으며 기록한 소통과 연대의 영화다. 폐쇄적 지역공동체에 뿌리 내린 ‘땅의 여자’들 ‘순도 100% 유기농 다큐’라는 문구가 붙은 영화인데, 이 영화는 유기농이나 생태적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소희주, 변은주, 강선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