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자리에서, 여성들의 글쓰기 ‘시골생활’과 ‘지글스’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입니다. -편집자 주 어디에서 보는가에 따라 다른 풍경이 보인다. 그리고 어디에서 쓰는가에 따라 다른 글을 쓸 수 있다. 그 자리가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자리라면 어떨까. 빨랫줄에 널려 있던 형형색색의 마음들이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바람에 펄럭이는 자리라면 어떨까. 넌 나고, 넌 내가 아니고, 넌 나여야 하고, 넌 내가 아니여야 한다고 반듯이 개켜 서랍장에 꼭꼭 넣어둔 마음들이 모두 풀씬풀씬 어깨춤을 추며 제각기 펄럭댄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더 관대해질 것이다. 결코 선하지 않은 세상에, 그렇다고 악하지만도 않은 세상에,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
조금의 자급과 조금의 노동으로 전북 완주에 살아요(상)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 텃밭 경작하기 © 김다솜 완주? 저 멀리 강원도 산자락에 자리한 지역 이름인양 생소한 명칭이었다. 이곳은 전라북도 완주. 깨끗한 만경강과 높거나 낮지 않은 산자락이 관경을 압도하고 군데군데 평야까지 펼쳐져 있으니, 완주에 입성한 첫날에 “이곳에 살고 싶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날 수밖에 없었다. 또 매우 한국적이라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전주가 인접해 있으니 이 역시 매우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완주에서 퍼머컬처를? 처음 완주를 알게 된 건, 완주에서 무려 퍼머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