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나에게 귀농이란 2006년 12월, 이곳 괴산으로 내려왔다. 함께 살던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고, 결혼 전 유럽과 아시아의 생태공동체를 여행하면서 막연하게 ‘돌아가면 시골로 가자’ 했다. 물론 아주 현실적으로는, 날로 치솟는 서울의 전세 값을 쫓아갈 수 없었고 재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었던 동네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귀농’이란 말은, 낭만의 정서와 아름다움의 이미지가 꽤나 강하다. 아마도 그건 삭막한 도시의 이미지와, 살아가기 퍽퍽하고 고달픈 현실에 대한 대항의 정서가 드러나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귀농에 있어서 낭만과 아름다움은 스스로 시골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채워질 수 있는 것이지, 시골 그 자체가 낭만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시골로 내려간 둘란 언니 이야기 “내가 이런 곳에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네.” 오랜만에 일이 있어 서울에 올라온 둘란 언니와 홍대 앞을 걷고 있었다.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느린 걸음으로 피한다고 피하면서 둘란 언니가 흐흐 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서 대학 다니고 잡지사 기자로, 홍보회사 카피라이터로 뾰족구두 또각또각 소리 내며 걸었던 생활이 10년이 넘었으니, 지금 생활은 그로부터 너무도 까마득해 웃음이 날 정도긴 하다. 10년 전과 지금, 바뀐 삶터와 세계관 둘란 언니는 충남 홍성에 산다. 남편이랑 아들 둘이랑 같이. 그런데 이 남편 만난 사연이 각별하다. 서울깍쟁이 다 된 둘란 언니가 잡지사 기자로 있을 때, 서산에 어떤 화가부부를 취재하러 갔더란다. 달려 들어가고 싶을 만치 멋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