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예찬 공간의 발견②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9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가슴이 설레는 공간 잠이 오지 않아 밖으로 나갔다. 한낮의 더위가 가신 마당은 선선하다. 저절로 큰 숨이 쉬어진다.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마당은 밤이 주는 고요 속에 잠겨 있다. 날이 흐려 별도 없는 캄캄한 하늘 아래 멀리 서쪽 산에서 휘리리릭~ 밤 새 우는 소리만이 고요를 가로지른다. 여름밤의 마당이라…. 이 집에서 산지 9년째이지만 여전히 마당은 낯선 세계이고 설레는 공간이다. 잠 안 오는 밤 뒤척이다가 불현듯 ‘아, 마당이 있지~’ 하고 아이처럼 반가워 어쩔 줄 모르며 깨닫게 된다..
새로 쓰는 ‘혼밥’의 서사 홀로 밥 먹는 즐거움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1. 어느 날의 밥상 아침에 밭에서 오이를 딴다. 지지대에 매달려 여기저기 달려있는 오이들이 햇살을 받아 푸르게 반짝인다. 오이는 온몸에 뾰족한 가시를 종종종 달고 있어 찔리면 제법 아프다. 꼭지를 가위로 조심스럽게 자른다. 잘린 꼭지에서 쓰윽 푸른 액이 돋는다. 밭 모서리 쪽에는 호박이 숨어 있다. 커다란 호박 잎 사이를 들추면 숨바꼭질하다가 들킨 아이 모양 동그랗고 귀여운 애호박이 얼굴을 내민다. ▶ 잎 아래 숨어 있는 애호박들. ⓒ김혜련 오이 두 개, 호박 하나를 따서 부엌으로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