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진리는 알아도 페미니즘은 모른다?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시작하며 ※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 연재가 시작됐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인도에서 반 년 간 지내면서 만나게 되었던 한국인 커플이 있다. 인도로 함께 여행을 올 만큼 가치관, 세계관, 취향도 비슷해 보였던 그들은 보고만 있어도 훈훈한 커플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몇 주 후 여자 친구였던 ㄱ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ㄱ은 얼마 전 남자친구와 이별했다고 한다. ‘여성혐오라는 표현은 극단적이야’,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혐오한 적 없어.’ 이런 발언을 하는 남자친구였던 그는 겉으로 보기에 참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하고 좋은 사람 같아 보였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힘도, 필요..
감금당한 통증, 월경통 통증을 설명하는 언어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매달 지옥에 다녀와요. 월경통이 사회적으로 인정돼야 해요, 질병으로요!” ▶ 많은 여성들이 원인불명의 월경통을 앓고 있다. ⓒ이미지: 조짱 그의 목소리가 약간 떨린다. 간절함이 느껴진다. 사실 월경은 대부분의 여성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니,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통증은 질병일까, 아닐까? 통증 자체가 질병으로 명명될 수 있는 것일까? 그는 월경기간 내내 배가 날카로운 송곳에 찔리는 것 같다고 한다. 허리나 골반 통증은 말할 것도 없고, 머리에는 딱따구리가 집을 짓고 있는 느낌이란다. 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