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첫 경험 너는 보물이 아니라 인간이야 학교와 집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인생이 낙오된다는 협박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여성인 나에게는 협박 하나가 더 생겼다.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니면 걸레가 된다’. ‘여자가 손해니까 몸조심하라.’ 학교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온갖 거짓말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학교라는 ‘우리’에 우리를 가두어놓고, 여러 가지 금기를 정하고 그걸 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가지 않았다. 아침부터 잠들기까지, 아니 잠든 후에도 아버지의 욕설과 발소리, 문을 쾅쾅 닫는 소리가 지배하던 집은 내게 또 하나의 ‘우리’였다. 친구들과 밤거리를 걸어 다녔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 별들을 구경하면서 싸한 밤공기를 마시는 건 내게 허락된 거의 유일한..
나의 노래가 영화 곁에 머물 때[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진주의 예술가들과 함께 ※ ‘길 위의 음악가’가 되어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내의 기록. Feminist Journal ILDA 진주같은 영화제 ▶ 진주 지역축제 기간에 열린 제9회 진주같은 영화제 형형색색. ⓒ진주시민미디어센터 지난 9월 경상남도 진주의 지역축제 ‘골목길 아트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진주 사람들과 인연이 깊어가면서, 지역의 문화예술 안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서로 경계 없이 어울리고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이 늘 신기해보였다. 그리고 진주의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9년 동안이나 지역축제를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그 이유를 조금 짐작할 수 있었다. 골목길 아트 페스티벌에서 제9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