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국어 선생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 어떤가요’① *성평등 국어교사모임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작성한 내용입니다. 이메일 주소 femi_literacy_t@naver.com 페미니즘을 말하기 두려운 학교 어느 날 초면의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부탁했다. ‘개인 주제 탐구 보고서 주제를 페미니즘으로 하고 싶은데, 참고할 만한 책을 좀 추천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내가 교내에서 성평등 교원 학습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 선생님이 이 학생에게 나를 소개한 것이었다. 잔뜩 신이 나서 이 책 저 책 학생에게 안겨주던 나는 학생을 교실로 돌려보낼 때쯤 돼서야 덜컥 겁이 났다. ‘82년생 김지영’을 버스에서 펼쳐들었을 때 받은 눈총과, 독서 인증을 올렸던 연예인들이 받았던 비난, 바로 얼마 전 ..
지도에는 없는 머시기마을 이야기② 보라글방, 글쓰는 여성들 매주 월요일 자정이 가까워지면 사과와 격려로 분주해지는 카톡방이 있다. 바로 ‘보라글방’ 단톡방이다. 보라글방 사람들은 매주 월요일 자정까지 분량과 형식이 자유로운 글을 카페에 올리고 화요일 저녁 8시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미리 읽고 만난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이지만 매주 돌아오는 마감은 언제나 부담스럽고 힘겹다. 글을 쓸 때나 쓰지 않을 때나 마음은 무겁지만, 마감이 닥쳐서야 허둥지둥 글을 적어보는 건 글방 사람 누구나 비슷한 처지이다. ▲ 과제 마감 시간을 앞둔 보라글방 3기 단톡방 -미성, 보라글방 4기 「글쓰기 싫어서 쓰게 된 글」(2021년 12월 21일)에서 발췌 글을 쓰겠다고 호기롭게 모였으나 남에게 보여줄 글을 쓰기란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