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점상인, 이제 내 인생의 주인! 정숙희 작가 ※망원시장 여성상인 9명의 구술생애사가 담긴 책 (푸른북스, 2017)을 기록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마지막 연재의 필자 정숙희씨는 희곡작가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필자는 부모님과 함께 20년 세월이 쌓인 집에서 살고 있다. 장롱과 사용하지 않는 책상과 버리지 못하는 책장이 방마다 둘러싸여 있고, 부엌은 온갖 가전제품과 마트에서 대형포장으로 구입한 먹거리들이 구석구석 싸여 있다. 살림의 주체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어떤 기구가 어느 구석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 TV홈쇼핑을 보며 080을 눌러 주문을 한다. 배달되어온 물건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미니멀리즘 라이프를 꿈꾼다. 홈쇼핑에서 배달된 반제품 식재료나, 마트에서 구입한 간편식 중..
지도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머리 짧은 여자, 조재] 아파트가 들어서는 자리 ▶ 지도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 ⓒ일다 (머리 짧은 여자, 조재)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4차선 도로. 이 도로를 기준으로 A동과 B동이 나뉜다. A동과 B동엔 2-3층짜리 고만고만한 다세대 주택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다. 나는 4차선 도로 끝 B동의 다세대 주택에서 13년째 살고 있다. 마냥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이 동네엔 몇 년 사이 여러 변화가 있었다. 2차선 도로가 4차선이 되고, 인접한 개천에 아치형 장식물이 달린 다리도 새로 지어졌다. 그게 벌써 5년 전 일이다. 지금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A동이 재개발을 하네 마네로 설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재개발 우리는 죽어도 반대한다.”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집집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