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 아닌 인구’에 따라 임신중단 담론이 바뀌다① 낙태죄의 역사 살펴보기 ※ 한국의 낙태죄 현황과 여성들의 임신중단 현실을 밝히고, 새로운 재생산권 담론을 모색하는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운동’ 기사를 3회에 걸쳐 싣습니다. 이 기사의 필자 ‘앎’님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뭐라고? ‘낙태’가 죄라고? 그러면 여태까지 내가 보고 들은 것은 전부 뭐였는지 아연하다. 카페에서 예비 장모와 청첩장을 접으며 ‘친구들은 다 수술시킨다고 돈 빌려가는데 나는 책임감이 강해서 애를 지우라고 못 했다’고 스스럼없이 뻐기던 그 남자는 뭐였나. 언제는 결혼하자며 한사코 피임을 거부하더니 막상 임신하니까 ‘발목 잡지 말라’며 차단하더라는 그 흔하고 익숙한 ‘아는 사람 이야기’들..
여성의 건강권 문제로 바라본 ‘성폭력’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선생님, 내가 뭘 잘못했소?” 전화기 너머로 따지듯 말했다. 그가 지쳐가고 있었다. 그의 억울함과 분노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억울함이 꾹꾹 눌러 담긴 그때의 목소리를 아직 희미하게 기억한다. 2001년, 나는 여성단체에서 상근을 하고 있었고 그는 직장 내 성폭력 피해로 상담을 해온 내담자였다. 생산직 노동자이고, 중년여성이자, 가장이었던 그는 사내에 만연한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들 ‘대표’로 문제 제기한 내담자였다. 정말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