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책임회피하는 사회는 성폭력도 면죄부군대와 젠더 연구자 나카무라 에리에게 듣다 올해 6월, 일본에서는 110년 만에 정기 국회에서 성범죄에 관한 형법이 개정되었다. 성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것이지만, 여전히 강간죄가 성립하는 데에 ‘폭행, 협박’ 요건을 남기고 있어 한계가 크다. 형법 개정이 논의되던 즈음, 20대의 한 여성 아나운서가 친정권 성향으로 알려진 50대 남성 언론인에 의해 취중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성폭력을 고발한 당사자는 경찰 조사에서 인권 침해적인 질문을 받았고 용의자는 체포되지도 않는 등 공권력의 비상식적인 대응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성범죄의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일본 사회의 모습을 역사적 ..
‘다른 삶’을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회 아픈 이에 대한 편견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비혼이라서, 채식주의자라서 몸이 아픈 거다? “비혼주의자라서 아픈 것일지도 몰라요. 원래 사람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거든요.”“면생리대 쓰는 게 꼭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적당히 나쁜 것에 노출되어야 오히려 면역력이 생기거든요.”“채식주의자라서 아픈 것일 수도 있어요. 고기도 먹고 둥글게 살아야 건강에 좋아요.”“사회운동을 해서 아픈 거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은 매사 부정적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저런 말들이 시작이었다. 질병을 치료하는데 힘을 쏟기에도 부족했던 시기, 굳이 질병을 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