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는 민감해도 성폭력은 ‘패스’ 3. 성폭력은 오직 딸 문제? ‘아들 키우는 엄마’가 쓰는 초등학생 성교육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김서화 씨는 초딩아들의 정신세계와 생태를 관찰, 탐구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편집자 주] ‘싸우며’ 노는 남자아이들 한 녀석이 어떤 녀석을 가리키며 “이젠 얘가 나쁜 놈이야” 하고 ‘선언’하면 한 무리의 남자아이들은 ‘정의의 사도’가 되거나 ‘이순신’이 되어 우르르, ‘나쁜 놈’을 향해 막대기를 휘두르거나 발길질을 한다. 그게 놀이란다. 친구를 때리거나 위협하는 건 절대 놀이가 될 수 없어, 지금 너네가 하는 행동이 나쁜 거야. “아니 지금 ‘쟤가’ 나쁜 놈이라구요.” 얘야, 그 말이 아니잖니. 그토록 폭력은 나쁜 거라고 알려주었건만 왜 그러고 노니? 그래 봤자 ..
전쟁, 빈곤, 슬픔에 움직인 마음을 따라서… 전, 북서울미술관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케테 콜비츠 전] © 김현주 1944년 7월, 케테 콜비츠는 그의 자녀들과 며느리에게 다음과 같은 말은 남겼다. “너희들, 그리고 너희 자녀들과 작별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몹시 우울하구나. 그러나 죽음에 대한 갈망도 꺼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내가 떠나게 내버려두렴. 내 시대는 이제 다 지났다.” 죽음을 1년 앞두고 남긴 말로, 콜비츠는 1945년 전쟁이 끝나기 2주 전에 사망했다. 긴 불행과 고통을 감내하며 끝내 종전을 보지 못한 삶. 어쩌면 전쟁이 끝나도 끝나지 않을 이후를 예감했던 것일까. 하지만 내 시대는 이제 다 지났다는 콜비츠의 말 대부분은 틀렸다. 2015년, 일본 오키나와 발(發) 이 한국에 온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