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의 마지막 독백 이상경 “인간으로 살고 싶다”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편지자 주 아이야, 너는 나보고 가지 말라고 하는구나. 그 말에 나는 무춤하게 서서, 그렇게 또랑또랑 큰소리로 말하는 너의 얼굴을 잠시 들여다보게 된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그 요철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세상이 완연히 굴곡질 터인데, 내 귓가에는 너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구나. 나보고 ‘바보, 등신 아줌마’라 하였느냐. 네 말이 옳다. 나는 바보요, 등신이다. 이렇게 침을 흘리고 팔다리를 비틀거리며 기우뚱거리며 일어나 움직이는 모습이 네 눈에는 필시 천치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네가 내 몸 껍데기만 주시하여 볼 뿐, 그 아래에서 생동하여 움직이는 영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
문화감성 충전/모퉁이에서 책읽기
2015. 3. 13.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