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지원을 받는 사람만 꿈을 좇을 수 있나[나의 알바노동기] ‘생계형 알바’ 인생의 기로에서 ※ 는 청년여성들의 가감없는 아르바이트 현장 경험을 기록합니다. “나의 알바노동기”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싸가지 없는 년” 소리를 듣고 받아낸 시급 ▶ 올해 여름맞이로 큰 맘 먹고 산 선풍기. ⓒ박경란 식당일을 하는 엄마와 중학생인 언니 그리고 초등학생인 나, 우리 가족은 부유하지 않았다. 엄마는 12시간씩 식당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에 집안일은 전부 언니와 내 몫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술에 취한 엄마에게 아빠의 외도와 부모님의 이혼 사유를 듣게 되었다. 엄마에게 매일 5백원씩 용돈을 받았던 게 미안해졌다. 그래서 용돈벌이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
새로 쓰는 ‘혼밥’의 서사 홀로 밥 먹는 즐거움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1. 어느 날의 밥상 아침에 밭에서 오이를 딴다. 지지대에 매달려 여기저기 달려있는 오이들이 햇살을 받아 푸르게 반짝인다. 오이는 온몸에 뾰족한 가시를 종종종 달고 있어 찔리면 제법 아프다. 꼭지를 가위로 조심스럽게 자른다. 잘린 꼭지에서 쓰윽 푸른 액이 돋는다. 밭 모서리 쪽에는 호박이 숨어 있다. 커다란 호박 잎 사이를 들추면 숨바꼭질하다가 들킨 아이 모양 동그랗고 귀여운 애호박이 얼굴을 내민다. ▶ 잎 아래 숨어 있는 애호박들. ⓒ김혜련 오이 두 개, 호박 하나를 따서 부엌으로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