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꿈꾼다[머리 짧은 여자] 지하철 24시간 운행 소식을 접하며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몸인가?’ 정규 교육과정만 착실히 밟아왔어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내 이력이 문제였다. 면접관은 나에게만 단순반복 업무가 가능할지 두 번이나 물었다. 이력서상의 내 모습은 너무나 활동적이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내가 얼마나 지루함을 잘 견딜 수 있는지 어필해야하는 이상한 광경이 연출됐다. “쉬는 날 집에 박혀 있는 걸 가장 좋아하고, 리드하기보다 서포터 역할이 더 편하고….” 주절주절 떠들어댔지만 결국 면접에서 시원하게 떨어졌다. 아쉬움은 없었다. 사실 단순반복 업무가 잘 맞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나마 일하는데 있어서 노동법에 위배되지 않게 조건을 다 맞춰주..
‘공학’에서 ‘로봇’하는 ‘여성’들이 말하다 걸스로봇 이진주, 이세리 ※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바쳐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 동등한 사회를 향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밀레니얼 여성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시리즈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여성이 로봇공학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2015년 12월에 열린 “걸스 인 로봇틱스” 파티에서 초청 연사로 참석한 MIT 미디어랩의 박혜원 박사가 청중에게 물었다. “여자들이 남자보다 사람을 대하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아이를 길러본 경험이 있으니까 육아로봇에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저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대답들이 관중석에서 나왔다. “정답은 이 질문 자체가 바보 질문입니다. 여자가 특별히 더 잘 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