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삶에 대한 배신이 아니다 아픈 몸과 사는 ‘마음’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블랙홀 같은 몸의 시간이 찾아올 때 비가 잦은 계절. 건설노동자도 아닌데 비 내리는 날은 하루를 공친다. 현기증이 심해지고 몸도 유난히 무거워진다. 특히 맑은 날씨에서 흐린 날씨로 옮겨가며 기압 변화가 심한 날은 몸도 따라 변덕을 부린다. 이런 날은 많은 시간을 누워서 보내게 된다. ▶ 한번씩 정지되는 시간 ⓒ원본: Pixabay 어떤 날은 비가 오지 않는데도 책 한 페이지 읽는 게 너무 더디다. 읽은 곳을 읽고 또 읽는다. 마치 뇌주름에 해파리라도 붙어있는 듯 뇌가 개점폐업 상태 같다. 휴대폰을 집어 들었는데..
알바로 자립하기…하늘의 별따기야[나의 알바노동기] 주거가 불안정하다는 것 ※는 청년여성들의 가감없는 아르바이트 현장 경험을 기록합니다. “나의 알바노동기”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쉼터와 그룹홈, 자립팸을 거쳐 고시텔로 ▶ 16살 집을 나온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왔다. 열여섯 살에 집을 나왔다. 우리 집은 남녀차별이 심했다. 한마디로 가부장적인 집이다. 형제들은 집안 사정 상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는데, 워낙 옛날 분들이라 지금은 이해하지만 그 어린 나이에는 크고 작은 성차별을 당하는 게 싫었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살 터울의 오빠는 고기반찬에 계란후라이까지 잘 차려진 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