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해자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머리 짧은 여자, 조재] 딸 같아서 그랬다고요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저는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거라고 진작부터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눈치지만…. 그런데 당신이 저에게 탄원서를 써달라고 부탁하고 있으니 이게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평소에 느낀 대로만 써주면 된다니…. 제가 평소에 느낀 대로 탄원서를 쓴다면 아마 당신의 형량이 훨씬 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동 성추행으로 형사 고발을 당하셨다고요. 아이 부모님과는 ‘그런 게 아니다’ 잘 이야기가 됐지만, 형사재판으로 넘어간 일이라 탄원서가 필요하다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당신이 쓴 입장문은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격려차’, ‘아이가 통통해서’ 이런 걸 적은 입장문이 법정에 그대로..
마음놓고 울 수 있는 공간, 마당 공간의 발견③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보금자리라는 말의 의미, 그 정서 마당 하면 보통 앞마당을 생각하는데, 사실 은근한 정을 느끼게 하는 건 뒷마당이다. 조선시대의 후원같이 잘 꾸며진 마당은 아니지만 작고 아름답게 가꾸어 놓고, 마당 쪽으로 낸 창을 통해 바라본다. 이른 봄 피어나는 매화를, 작은 석상과 상사화 잎이 백 년 된 돌담과 어우러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건 언제나 살아있는 기쁨이다. 이른 아침 차 한 잔을 우리며 뒷마당을 바라본다. 석양에 지는 해가 비추어드는 곳이고, 잠시 나온 초승달을 아껴가며 즐기는 그런 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