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애는 안전한가요 -젠더폭력 생존자들이 기록하는 연재는 젠더폭력을 단지 하나의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피해와 저항과 생존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머리를 짧게 잘랐다. 가족 중 한 명이 ‘실연당한 사람’같다고 말했다. 언제 적 표현이냐며 맞받아쳤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왜 실연당한 사람은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까? 마음을 정리하며 상대를 떠나보내듯 머리도 자르는 걸까? 그러고 보니 나 또한 그와 헤어졌을 때 미용실에 갔다. 좋게 헤어지진 않았기 때문에 결코 슬픈 마음으로 가진 않았고, 악몽 같던 지난 세월은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 출발하겠다는 마음으로 머리를 잘랐다. 바뀐 나의 내면을 보여..
[페미니즘으로 다시 듣기]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음악가 알로 팍스 머큐리 상(Mercury Prize)은 1년에 단 한 장의 앨범에게만 상을 주는 영국의 음악상이다. 후보도 1년에 12장의 정규 앨범만 꼽으며, 대중적 흥행과는 무관하게 작품성만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1992년에 처음 열린 이 시상식은 그래서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인정을 받는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음악가도, 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싱어송라이터도 머큐리 상 후보로 오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만 해도 음악적으로 크게 인정받는 세계적인 밴드이지만, 5차례 후보로 올랐을 뿐 상은 한 번도 받지 못했다. 특정 장르에 편중되는 것도 없다. 재즈, 록, 랩, 전자음악까지 수상작의 장르도 다양하다. 이 시상식이 올해에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