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사월을 기억한다 4. 나의 통증이 보내는 신호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너울의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첫 번째 칼럼 “꿈을 꾸다: 25년 동안 관통해온 기억을 풀어내며” 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 www.ildaro.com] 해마다 3월, 따스한 봄이 되면 생기를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몸은 말썽을 일으킨다. 매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씩 입원하는 일이 반복이 된다. 불면, 두통, 구토, 심장의 두근거림, 호흡곤란. 매번 증세를 달리하지만 검사 결과는 항상 이상이 없기에, 병원에서는 스트레스성 같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고 불면증이 심해져서 수면제를 처방 받고, 음식을 삼킬 수가 없어서 영양제에 의..
매화나무 있는 밭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열아홉 번째 이야기 1월 한 달 놀고 2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 K. 그 일이라는 게 밭작물을 키우는 것이어서 3월 중순까지는 그런대로 한갓졌는데, 그 이후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면서는 많이 피곤해하는 것 같다. 아침형 인간인 나와는 반대여서 밤에 오히려 생생해지고 기운 나는 사람이, 요즘은 저녁을 먹고 나면 영 맥을 못 춘다. 방금 전에 엎드려서 책을 펼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속에 얼굴을 묻고 졸기 일쑤. 내 예상을 비껴간 K의 결정 그런 K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흐뭇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애당초 시골생활에 큰 뜻이 없던 그가, 심지어 텃밭 수준의 농사도 한 발자국 뒤에서 관망하며 내가 해달라는 것만 하던 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