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강간에 대한 기억 5. 선택이 있었을까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서울로 올라온 초등학교 2학년, 방한 칸 마련하지 못한 우리 가족은 엄마가 운영하는 식당의 의자에서 밤에 잠을 청해야 하는 생활을 하였다. 공업사의 식당에 의자를 붙이고 잠자리를 청해야 하는 가난함 속에서, 학교가 파하면 나는 저녁 때까지 자동차 공업사 내의 수리를 기다리는 차 안에서 숙제도 하고 잠도 자고 놀기도 했다. 그런 일상 속에서 식당 앞의 유원지에 가서 강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운 일 중 하나였다. 식당을 자주 찾는 손님 중 한 사람이었던 그 남자가 유원지를 데려다 달라는 말에, 나는 4월의 싱그러운 강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앞장서게 되었다. ..
종로에서 구럼비를 만나다 홍보람 展 ▲ 전시장 입구 조계사 건너편의 좁은 골목길을 여기저기 기웃기웃 찾아 헤매다 유난히 좁은 골목에 빨강 파랑 물결과 사다리가 작은 전시장의 입구를 알려주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부터 찍으려는데, 지나가시던 40대 여성분이 “여기 뭐 있어요?”라며 관심을 보이셨다. “강정마을 관련 전시가 있어요.”라고 친절하게 답했는데, 대뜸 “왜요? 해군기지 반대요? 일본과 중국은 영토를 넓힌다고 난리인데, 우리도 해군들이 지켜줘야지 왜들 이러나 몰라.”하시며 혀를 끌끌 차셨다. 전시 관람 이전부터 뭔가 머리가 복잡해졌다.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작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섰다. 전시장 입구에는 손으로 직접 그리고 쓴 전시장 안내도가 비치되어 있었다. 작가의 소박한 정성에 마음이 따뜻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