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와 남, 그 지독한 이름표[머리 짧은 여자] ‘남자 같음’을 사유하다 ▶ 수영장 ⓒ일러스트레이터 조재 올해 8월말부터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물을 무서워해 평생 수영이라곤 배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덜컥 강습을 등록하고 지금까지도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 카페에서 일하는 시간이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라 오전반을 등록해야 했다. 강습 시간표와 강사 선생님들을 쭈욱 살펴봤다. 너무 이른 새벽은 어차피 등록할 일도 없었지만 진작 정원초과. 내가 등록할 수 있는 적당한 시간은 오전 10시 초급반뿐이었다. 당연히 강사 선생님을 선택할 기회 같은 건 주어지지 않았다. 선생님이 좋은 분이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강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주일 뒤에 담당 선생님이 바뀌었다..
스스로 학대한 몸 내 몸의 역사②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이십대 나의 양식 ‘빈속에 깡 소주’ “소주 먹고 죽자~” 빈속에 깡 술을 들이붓고, 줄 담배를 피운다. 아침에 쓰린 위를 부여잡고 변기로 기어간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며 토한다. 죽을 것 같다. “하느님, 한 번만 구해주시면 다시는 술 안 마실게요.” 저녁에 또 마신다. 소주, 맥주, 막걸리… 되는대로 마신다. 아무도 날 건드리지 못한다. 아무데나 쓰러져서 운다. 돌봄을 받아보지 못한 몸은 자신을 돌볼 줄 모른다. 학대받은 몸은 자신을 학대한다. 이십대부터 지속된 내 몸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