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만성통증 환자가 늘고 있다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삶 전체를 엉망으로 만든 ‘원인불명 통증’ “원인 못 찾는 통증은 어떻게 해야 하죠?”“네? 글쎄요…” 내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상대도 그걸 모르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말할 곳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의 통증을 의심 받지 않고, 그로 인한 어려움을 잠시라도 말하고 싶은 걸까. 그래서 질병권(疾病權) 강의를 끝내고 인근 지하철역에서 이어폰을 꽂고 열차를 기다리는 나에게, 몹시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굳이 말을 걸어 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얼굴을 잠시 응시한다. 강의 ..
‘낙태죄 폐지하라!’ 아일랜드의 열기헌법 제8조 수정안 폐기 요구하며 2만 거리시위 이곳 아일랜드에 와서 공부를 시작한 지 열 달이 되어간다. 세상 일 어찌 될지는 정말 모르는 일이라더니, ‘여혐’ 국가 한국이 지긋지긋해 떠나온 유럽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여성으로서의 내 삶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었다. 아시아 동쪽 부유한 나라에서 온 가난한 아시안 여성으로서, 한국만 아니면 어디든 천국일 것만 같은 애매한 희망을 가지고 도망치다시피 떠나온 유럽 서쪽 끝 아일랜드에서 이곳의 여성들을 만나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함께 싸웠다. 이제 이곳 생활을 마무리하며, 아일랜드에서 ‘낙태 합법화’ 운동에 함께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갈무리해보려 한다. (최혜원) Feminist Journal ILDA 유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