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여성스럽지 않잖아요” 질병의 이미지들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글에 등장하는 사례는 동의를 거쳐 인용하였습니다. -편집자 주 그녀가 자신의 질병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 “저런 사진들 볼 때마다 끔찍해요. 저런 지저분한 게 내 몸 속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져. 내 몸에 저런 흉측한 게 있었다는 걸 사람들이 아는 게 너무 싫어, 나는 여잔데.” 식당 TV에선 담배갑 포장지에 폐암 등 질병 사진을 게재하는 것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폐암환자였던 그녀는 폐암 사진이 나오자 몸서리를 치며, 저런 흉측한 사진을 자꾸 보여주면 어떤 여자가 폐암 환자라는 걸 말할 수 있겠냐고 했다. ▶ 올해 12월부터 ..
‘바깥과 바닥’에선 세상이 다르게 보여3. 도시의 독거노인들 ※ 노년여성들이 살아온 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이 역사 속에 그냥 묻히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 작업을 해 온 여성들의 기록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내 직업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몸이 안 좋아서 못 간다고 하면, 오라는 연락을 점점 안 해. 힘들어도 갈 거야.” 지난 주 당신 방에 둘만 앉았다가 정란희(가명, 87세) 여성노인이 내놓은 말이다. 남기고 남 주고 할 거 없이, 그 말을 혼자 다 들어먹을 수밖에 없었다. 나 들으라고 작정하고 내놓은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좁아터진 방에 바짝 마주 앉아 대놓고!? 참 대단한 양반이다. 나 만난 첫날, “나는 글씨를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