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직후 KTX에 입사한 승무원들. 2년 반 정도 일하면서 실제 근무조건이 사측의 얘기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불법파견과 성차별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이 농성장에 선 지 3년째다. KTX,새마을호 승무지부의 오미선 지부장은 사회에 첫발을 디딘 20대 젊은 여성들의 삶에 지난 5년 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상징적으로 설명했다. 노동현장에서 일한 시간보다 농성을 한 시간이 더 길다고. 일상이 곧 투쟁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기란 여간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노동쟁의 이면에 가려진 개개인의 삶에 대해서도 공감하자 비정규직 분규의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알려진 KTX.새마을호, 이랜드, 코스콤,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노..
네다섯 살 아이들도 성별이 있다 목욕탕에서 남자아이들과 마주칠 때 [여성주의 저널 일다] 안경진 얼마 전 목욕탕에 갔다가 몹시 불쾌한 일을 겪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샤워를 하면서 머리를 감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뒤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뭔가 이상해서 돌아보니, 두 명의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치게 됐다.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왜 낄낄거렸는지 이유는 분명했다. 알몸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 아마 그 애들 눈에는 나의 성기가 들여다보였을 것이다. 너무 불쾌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 나무라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아이들 어머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서 목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옆에 두고 그 자식을 나무라는 것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