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심리적 파괴력이 더 무섭다 수치심과 무력감…정의를 바라는 사람들의 의지 꺾어버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최현정 과거 정치폭력의 피해자였던 분들과 함께하며 그 분들이 힘을 되찾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만남에 더하여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정치폭력 피해자, ‘과거가 되살아난 듯한 현실’에 더욱 힘들어 이미 되돌이킬 수 없는 고통이 지나간 뒤, 고통의 시간을 조금 더 잘 넘기기 위해 사람이 함께 버티는 과정이 심리치료의 한 측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이러한 고통이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었나 하는 강한 분노와 깊은 슬픔이 찾아옵니다. 치유의 고비 고비를 넘기면서도 어김없이 생존자도, 저도 한없이 슬퍼해야만 했습니다. 되돌이킬 수 없는 ..
학교성폭력, 언제까지 묻어버릴 텐가 아동성폭력, 안전하지 않은 사회③ [여성주의 저널 일다] 조이여울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집단성폭력 사건은,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인데다가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규모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사회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정작 해당 학교와 지역사회에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오히려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언론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던 아동성폭력 사건이, 지금은 해당학교와 학부모 등에 의해 ‘과장된 일, 없었던 일’로 되어가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대구 초등학교 집단성폭력 사건에 대응해 온 시민사회공동대책위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부모와 학교, 그리고 교육청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