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4) 프란시스 무어 라페로부터 배우다 아침 일찍 하천변을 걸었다. 보랏빛 붓꽃, 노랑꽃창포, 하얗고 발그레한 토끼풀꽃이 지고 있는 자리에 분홍색 나팔꽃, 개망초의 하얀꽃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날씨가 더워지니 녹색 풀과 나무도 날로 무성하다. 하천에서 유유자적 헤엄치는 터오리, 한 번씩 날아올랐다 바위에 내려앉는 왜가리, 다들 반갑다. 그만큼 물 속 생명체가 풍성하다는 뜻이리라. 이렇게 자연하천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 아마도 6년쯤 되었나 보다. 하천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낸 후의 변화였다. 해가 거듭되면서 더 많은 풀, 꽃, 나무, 그리고 물고기와 새들이 이곳을 찾았다. 인간이 무엇을 해서라기보다는 인간의 간섭이 줄어들어 자연 스스로 숨 쉴 여유를 되찾았기 때문이라고..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15)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번 봄철에 딸기를 참 열심히 먹었습니다. 끈질기게 딸기를 사서 그냥 먹고 갈아 먹고 조려 먹고, 심지어 실패했지만 소주를 사다가 설탕에 재워 술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딸기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딸기를 팔던 가게에서도 더위 때문에 금방 딸기가 물러져서 곤란하다면서 더 이상 딸기를 갖다 놓지 않습니다. 6월이 되자 여름이라는 듯 거짓말처럼 날씨가 더워진 것입니다. 딸기가 사라지고 나니 무척 서운하지만 별 수 없이 다른 것을 찾아야 합니다. 요즈음 주로 눈길과 손길이 닿는 것은 토마토입니다. 토마토는 날 것으로 먹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