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동상 앞에서 이이효재 “조선조 사회와 가족”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오랜만에 고등학교에 찾아가 할 말을 잃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이십 년이 지난 세월이 무색하게 더욱 싱싱하고 원기 왕성했다. 건물에도 ‘싱싱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면, 하늘 아래 우뚝 선 그 위용은 기억보다 더 거칠 것 없었다. 이건 되레 당황스러울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쇠락하는 몸처럼 건물도 그렇다고 여겨 적당히 빛바랜 호젓함을 상상했는지 몰랐다. 그러나 학교는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하고도 붉은 벽돌에 이끼 하나 끼지 않았으며 양 옆에 신축 건물까지 거느리고 있었다. 그 아래에 서 있는 나는 작게 느껴졌다. 검은 재킷에 회색치마를 입은 여..
엄마대학원생, 돌상 치우고 비행기에 타다 서정원의 미국대학 탐방(1) 아이 키우는 학생들의 현실 서울대 부모학생조합 대표 서정원씨(33세)가 양육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살펴보기 위해 미국 대학들을 탐방하고 온 이야기를 5회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둘째 아들의 돌은 1월 7일이었다. 나는 그 다음날 보스턴 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가 지상에서 멀어질수록 내가 처한 심난한 상황에 대한 거리가 늘어나는 듯하다. 아이들과는 하루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 요즘 들어 첫째 녀석은 품에서 끼고 자지 않은 날이 없다. 꿈틀거리며 나를 깨우던 에너지로 꽉 찬 녀석의 몸뚱이가 벌써부터 그립다. 아직 젖을 끊지 못해 젖이 불 때마다 둘째 아들을 향한 그리움에 애가 탔다. 어떻게 보름을 버틸지 걱정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