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떨어진 아들, 야무진 딸? 2. 성별에 따른 이열종대 ‘아들 키우는 엄마’가 쓰는 초등학생 성교육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김서화 씨는 초딩아들의 정신세계와 생태를 관찰, 탐구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편집자 주]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만 해도 크게 몰랐는데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니 아들녀석의 생활방식이 여간 눈에 걸리는 게 아니었다. 정말이지 ‘사내’들의 놀이와 친구관계, 행동거지 등등 사사건건 맘에 들지 않아 나는 잔소리가 늘어가는 여자엄마가 되었다. 1학년 내내 아들과 나의 엇갈린 생각과 행동들, 욕구들 때문에 이런 것들은 ‘생물학적 성차’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느낌이 가득했다. 스스럼없이 그렇게 말하고 다녔고, 그걸 개그로 승화시키며 수다도 떨었다. 당시 육아의 고충을 성차에 기대어 합리화했..
엄마와 함께 본 ‘국제시장’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영화관에서 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엄마가 묻는다. “근데, 왜 저 부인 가족 이야기는 안 나오지? 둘 다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다 만났고 여자도 맏이고 자기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면서, 결혼한 다음 부인 친정 쪽 가족은 어떻게 된 건지, 맏딸이 더 안 벌어줘도 되는 건지, 어찌됐는지 그런 얘기는 없냐?” 이상하다는 것이다. 왜 여자가 결혼하고 나면 남자 쪽 가족으로만, 게다가 의존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마지막 장면 참 안됐더라, 남편이 아버지를 부르면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우는 장면 말이다. 그러게, 남자들이 밖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