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뒷받침하는 ‘돌봄노동’의 가치는 여전히 뒷전언제까지 여성 몫으로, 저임금 불안정 노동으로 남길 것인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세계 경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경제 위기와 더불어 노동자들이 직면하게 될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경제 위기의 지표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논의와 분석에 늘 제대로 포함되지 않는 노동이 있다. 바로 돌봄노동이다. 경제 위기 지표에서 사라지는 여성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여성의 일시 휴직은 남성에 비해 무려 두 배나 높으며, 사업부진과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 휴직자의 수는 남성보다 네 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간병, 사회적 분담 못지않게 ‘젠더 정의’가 중요하다고통으로 잠 못 이루는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엄마가 계단을 기어서 올랐을 때, 눈앞에서 견고한 문이 쾅 하고 닫히는 것 같았다. 지금 저 계단을 기어오르는 사람이 내 엄마라는 걸 인정할 수가 없었다. 너무 불쌍하고 참혹해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 광경을 믿을 수가 없어서. 엄마에게 소리 지르고 싶었다. ‘엄마 왜 그래, 걸으라고. 지난주에도 걸어 올라갔잖아.’ 이를 기점으로 엄마는 무너졌다. 거부하던 침대를 수용했고, 손이 떨려 숟가락을 혼자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식사 수발을 받아들였고, 대변을 보고 더이상 혼자 처리할 수 없음을 어렵게 인정했다. 나는 엄마의 급속한 쇠락에 망연자실, 모든 걸 다 처리해야 했지만 실상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