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아 모여라, 세상의 더 많은 것을 ‘깨자’ 얼마 전 타 언론사 기자가 3.8여성대회에 맞춘 기사거리를 찾는다며 문의를 해왔다. ‘올 여성대회가 어김없이 왔구나’ 깨닫는 동시에 ‘주변에 주목할만한 여성들의 활동을 소개하는데, 언론에서 소재 빈곤에 시달리는구나’ 라는 생각도 언뜻 스쳐 지나갔다. 물론 기자들이란 ‘기사거리가 없나’, ‘뭐 새로운 게 없나’ 늘 목말라하지만. 올해 초 들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 주변이 온통 빛 바랜 마냥 ‘세상에 새로울 게 하나 없다’라는 탄식이 절로 흘러나오고 있을 때, 그때 자신의 마음과 눈을 새롭게 다듬어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고. 분명 무언가가 발견하는 때가 있을 거라고. 봄이 오면, 기지개를 펴고 길을 떠나봐야겠다고. 세상 어디서든 두서넛 여성들이 만나 자신들의 ..
‘윤춘신의 생활문학’ (5)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매실나무 꽃눈이 쌀알만해졌다. 어쩌면 삼월 초순에 눈발이 날릴지도 몰라. 바람도 불어서 춥기도 할 거야. 매해 그랬으니 너도 알고 있을 거라며 말을 건넸다. 몰캉해진 밭고랑을 밟다가 논두렁에 앉아 담배 한 가치를 빼어 물었다. 층층계단 논바닥 군데군데 거름이 뿌려져 있다. 그 옆. 사과나무 가지마다 유인 추를 다는 할머니 모습이 보인다. 추가 모자라는 줄기는 끈으로 묶어 지지대에 동여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