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사는 사람도 잘 땐 꿈을 꾼다 ‘20대’ ‘비건’ ‘여성’의 홀로서기(2) 다양한 시각으로 ‘주거’의 문제를 조명하는 기획 연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보도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ildaro.com ‘제로 웨이스트’와 유기농 먹거리 비건(vegan, 식물성 음식만 먹으며 동물을 희생시켜 얻은 의류나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등도 사용하지 않음)인 나, 마지막으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게 근 4년 전이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컵라면도 내 선택지엔 없다. 배달음식은 고사하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이 발생하는 즉석밥이나 페트병 물 같은 것조차 사 본 적이 없다. 물은 끓여 마시고, 밥은 유기농 현미와 귀리를 반반 섞어 일주일에 한번쯤 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먹는다. 비닐백이나..
탈가정, 탈조선은 해도 탈원룸은 어려워 ‘20대’ ‘비건’ ‘여성’의 홀로서기(1) 다양한 시각으로 ‘주거’의 문제를 조명하는 기획 연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보도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ildaro.com 집 나간 딸은 세계로 사라졌다 24살의 추웠던 2월 어느 밤, 집을 나섰다. 지난 수개월 간 계획했던 일이지만 이렇게 갑자기 나올 생각은 없었다. 청소년이 된 후부터 줄곧 가족을 떠나고 싶었다. 종종 죽어버리고 싶었다. 남을 미워하는 것도 능력이라, 다른 이를 저주하지 못해 내가 죽어버리고 싶었던 날들이 많았다. 그래도 대학생이 되고 나선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괜찮았다. 거의 매일, 아침 9시에 집을 나와 밤 12시에 들어가곤 했다. 23살엔 늙어 치매가 온 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