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과 고양이 똥의 경계 무기질과 유기질 사이 가을이 깊다고 해야 할지 겨울이 왔다고 해야 할지. 화려하던 낙엽이 땅에 떨어져 수북이 쌓이고 이어진 늦가을 비에 푹 젖었다. 이제 흙으로 다시 돌아갈 채비를 한다. 늦가을엔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무는가 하여 뭔가 뭉클하고 눈물겹기까지 하다. 올해는 추위가 늦어 더 그런 것 같다. (남반구에 살면 연말이 가까울 때에 여름휴가를 준비하니까 이런 종말론적 느낌은 안들 텐데.) 삼 년 전 나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길고양이 새끼 세 마리를 떠안았다. 어미는 간 데 없고 날마다 삐약거리는 것들이 안쓰러워 밥을 주기 시작한 것이 잘못이면 잘못이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 평균 수명이 15년이란다. 그 긴 세월 밥 줄 생각에 아찔하여 어미를 여러 날 더 기다려봤다..
산모의 선택사사의 점심(點心) 시골살이(31) 어떻게 낳을까 ※ 경남 함양살이를 시작하며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 [산모의 선택] © 사사의 점심(點心) 올해는 결혼, 이사, 임신 등의 굴직한 인생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하여 숨 가쁜 한해였다. 그리고 내년 1월이 되면 엄마가 되는 내 인생 최고의 서막을 기다리고 있다. 도시의 삶을 정리했으니 아이의 탄생이 그만큼 ‘자연스럽’기를 희망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다행히 근교 도시에 인권 분만법의 한 종류인 ‘르봐이예 분만’식 산부인과가 있어서 산전 진료를 착실하게 받아왔다. 그러던 중 출산을 8주 앞두고 산과 담당의가 내 나이가 적지 않음을 언급하며 당연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