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물- 반딧불이를 보셨나요? “며칠 전 작업장 근처에서 반딧불이를 봤어요. 여기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녀석이라 얼마나 반갑던지. 깜박깜박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꼭 제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생략)” 그 날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건, 인터넷 상으로 가깝게 지내고 있는 한 목공예가가 안부게시판에 남긴 이 글 때문이었다. 세상을 향한 큰 창을 가슴에 만들어주신 아버지 아주 어렸던 시절 어느 날, 밤늦게 귀가한 아버지는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빨리 불을 끄라고 재촉하셨다. 어안이 벙벙해진 가족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을 껐는데, 갑자기 어둠 속에서 무언가 깜박이며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반딧불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렇게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곤충이 있다는 걸..
희망에 대하여: 그 길에서 내가 주운 건… 며칠 전부터 날씨가 너무 덥다. 잠시만 나갔다 들어와도 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입추가 지나, 그제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듯하다. ‘프랑스 남부 여름 날씨가 꼭 이랬는데….’ 나는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프게 하는 더위를 견디며, 옛날 그 일을 생각했다. 유학을 막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프랑스에 도착해 마음 편하게 도와달랄 사람 하나 없이 생활하게 된지 꼭 보름만의 일이다. 남의 도움 없이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하기가 겁나 쩔쩔매면서도, 안면만 있는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손 벌리는 건 더 견딜 수가 없어 괴로웠다. 그날은 여러 날째 미루고 있던 의료보험 가입을 자랑스럽게도 혼자 성사시키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자신감이 충만해지면서, 이제 혼자서 다 잘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