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에 열을 올리는 어른들을 보며 남미 화가 보테로(Botero) 전시회가 끝나가고 있던 터라 짬을 내 지난 주 일요일에는 전시회에 다녀왔다. 방학이 끝났는데도 일요일이어서 아이들이 제법 많았다. 평일이었다면 좀더 쾌적한 상황에서 그림을 관람할 수 있었겠지만, 통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전시 끝 무렵이라 그런지 관람이 힘들 정도로 사람이 붐비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림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 젊은 여성이 서너 살 가량의 어린 꼬마를 안고 옆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린아이는 그림보다도 전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보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 어린아이가 뭘 알까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얼마 전, 고흐의 밤 풍경이..
“선생님! 거북이는 100년도 더 살지요?” 동물의 생존권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뜬금없이 거북이 이야기를 꺼낸 아이는 승찬이었다. 맥락을 놓친 질문에 속으로는 좀 놀랐지만, 난 태연하게 농담을 덧붙여가며 질문을 받아주었다. “그래! 200년도 더 사는 거북이도 있대! 선생님네 거북이도 벌써 10살이 됐는걸!” “선생님네 거북이가 어디 있어요?” 눈이 동그래져서 민규가 묻는다. 그도 그럴 것이 1년도 넘게 드나들었지만, 한번도 본적 없는 거북이 이야기에 놀랄밖에. 그러나 분명 나는 거북이를 키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는데, 민규가 주의 깊게 듣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야! 너는 그것도 몰라! 목욕탕에 선생님이 키우는(!) 거북이 있잖아!” 수빈이와 현지가 민규의 놀람에 어이없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