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방학이었다. 우리는 여름과 겨울, 한 주씩 방학을 하고 있다. 이번 휴가는 집에서 한가하게 책을 읽으며 보냈다. 밀쳐놓았던 것들도 마저 보고, 또 불현듯 생각난 것들을 두서없이 펼쳐보기도 하며…. 아이들과 왁자하니 보내는 시간도 활기차서 좋지만, 가끔씩은 이런 고요함도 좋다. 그 가운데 하나는 ‘칼릴 지브란’의 단상을 책 머리에 인용하면서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해봐서 알아” 자기 판단을 주입하는 어른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인, 법조인 여성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녀는 당시 5학년인 아이를 자신의 판단대로 이끌고 싶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엄마가 해봐서 알아. 엄마가 한 대로 하면 성공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너한테 이렇게 하라는 거야! 그 길을 잘 알고 있는데..
‘코시안의 집’을 방문했던 날 내가 안산에 있는 ‘코시안의 집’(외국인 이주노동자 가정과 자녀들을 지원하는 단체)을 방문했던 날은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이렇게 미루다간 결코 그 일을 할 수 없게 될 거라는 불안감으로 얼마 전부터는 마음이 내내 쫓기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우파집권 후 겪은 차별의 경험 2003년, 박사 논문 마무리 단계에서 5년 반의 유학생활을 접고 돌연 귀국을 결심한 것은 매우 즉흥적인 일이었다. 나는 그 곳에서 차별을 참을 수 없었고, 참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한 순간이라도 모욕을 당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프랑스에서 지낸 바로 그 기간은 우파 집권기였지만 사회당 수상을 중심으로 내각이 구성되어 있던 시절이었다. 소수자들에게 좀더 유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