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에 대한 차별 질병을 사유하라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갑자기 떨어지는 소나기, 교복을 입은 한 무더기의 아이들이 처마 있는 곳을 향해 달린다. 그런데 그중 유난히 작고 뒤처진 아이가 보인다. 아이는 깔깔거리며 “현기증 때문에 빨리 못 뛰어”라고 말하고, 앞선 아이들도 깔깔거리며 “병신같이 왜 못 따라와”라고 말한다. 다들 유쾌해 보인다. 병신이라는 말을 듣고, 뱉은 실제 마음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병신(病身), 글자 그대로의 원뜻은 ‘병이든 몸’이다. 그러니까 현기증이 있다는 그 아이도 나도 병신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상당수가 병신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병신의 원뜻은 사실상 사..
‘밥’의 언어를 찾아서 밥 공부①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와아, 너 인간승리다. 이십대 때 그리도 먹는 걸 경멸하더니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에서 ‘새로 쓰는 혼밥의 서사’를 읽은 대학시절 친구의 반응이다. “에이구~ 내 이럴 줄 알았지.” 어느 날의 밥상은 ‘어느 날’일 뿐이지 ‘맨날’이 아니다. 대부분의 날들은 밥하러 부엌까지 가는 일이 멀고도 힘든 일이다. 난 여전히 밥 하는 일이 즐겁지 않다. 그런 나를 자책하기보다는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토닥인다. 평생 지겨웠고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는데, 몇 년 노력한다고 바뀌나? 어림없다. ‘하찮고,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