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39. 딸과의 우연한 만남 두번째 [연재 칼럼]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유학시절, 그곳 사람들로부터 수없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공부를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갈 거니?” 라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당연하지! 돌아가서 만날 사람이 있어”라고 대답했다. 이건 진심이었다. 나는 딸 때문에 떠남을 선택했지만, 딸은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한국에 돌아왔지만, 딸을 만나러 갈 ..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더 촘촘하고 깊은 상상력을 위하여 경운기 시동 거는 소리에 눈이 떠진다. 흡사 날카로운 쇳조각 같은 것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듯한 이 소리는, 이른 아침에 듣기엔 확실히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긴긴 밤이 지나고 더디게 아침이 왔는데도 골목길에서 경운기는커녕 작은 인기척 하나 느낄 수 없는 겨울을 막 보내고 난 요 무렵엔, 이 소리가 그다지 싫지만은 않다. 이른 시각에 경운기들이 움직인다는 건, 마침내 동네 전체가 방구들에 붙여 놓았던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는 증거니까. 그 기운에 힘입어 나도 활짝 깨어날 수 있어서 오히려 고맙고 신난다고 할까. 텃밭 농사 밑그림 그리기 ▲ 작년에 콩을 심었던 언덕 위 텃밭 주변 풍경.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멧돼지가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