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와 물질, 민박…생계를 잇는 과정 제주에서의 독거생활(하)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5년. ‘벌써’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시간이 이곳 제주에서 흘렀다. 5년은 스무 계절, 33살에 내려와 37살이 되었으니 나의 삼십대 중반을 오롯이 제주와 함께했다. 반농반어(半農半漁)하며 살고픈 마음이 아니었다면 제주가 아닌 전라남도나 경상북도 어느 곳에 깃들어 스무 계절의 시간을 살아냈을지도 모를 일. 삶이란 건 우연과 의도가 겹쳐져야 완성되는 퍼즐 같다. ▲ 제주에서의 스물 한 번째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 라봉 짧은 연애 같았던 제주 시골생활 1년이 지나고 ..
아픈 몸…통각 외에 다른 감각을 깨우자 반다의 질병 관통기④ ※ 2015 가을 학기에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수업을 개설한 반다(조한진희)님의 ‘질병 관통기’ 마지막 연재입니다. -편집자 주 ‘통증이 머무는 집’ 같았던 나의 몸 몸이 아프고 나서야 내가 ‘몸의 존재’임을 알았다. 그것을 극명하게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통증이 찾아 올 때였다. 몸 곳곳의 통증과 현기증이 심해서 유배되듯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머물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통증 때문에 잠 깨지 않는 날이 거의 없던 밤을 보냈다. 어떤 하루는 종일 통증을 느끼는 것 이외에 한 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 순간은 통증 자체가 삶의 전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하루는 머리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