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와 묶음, 그리고 ‘연대’에 관한 이야기
여러 개의 이름표를 가진 여성들이 만날 때제7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상영작 낯선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소개다. 살면서 수십 번은 했을 일인데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 다닐 땐 ‘X학년 X반 누구’라고 소개하거나 ‘XX학과 XX학번 누구’라고 하면 쉽게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큰 이름표(Tag)가 사라지자 어디부터 어디까지 날 소개해야 하는지, 그 범위를 정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 이 사람 앞에서 날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해도 괜찮을까? 퀴어라고 커밍아웃해도 괜찮을까? 무슨 일을 한다고 이야기해도 괜찮을까? 어떤 단어는 단어만 얘기하는 걸로는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부가설명을 첨삭해야 할 때도 있다.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정형화된..
문화감성 충전
2019. 5. 31.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