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죽음의 주인공이길 [이경신의 죽음연습] 중환자실에서 죽고 싶지 않은 까닭 의 저자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 일다 www.ildaro.com 병원이 죽음의 장소로 적당한 곳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 길 건너에는 장의사가 있었다. 그곳 문은 거의 항상 굳게 닫혀 있었다. 문 밖에 걸려 있던 짚신에 대한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가끔 열린 문틈으로 낯선 물건들도 보였던 것 같은데…. 모두 장례식에 필요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집에서 마지막을 맞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까, 장의사가 동네마다 한 곳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 김형숙 (뜨인돌, 201..
‘성공’ 서사가 아닌 ‘고통’의 서사로서의 가족사 Elijah Blake – 6 블럭(bluc)님은 음악평론가이자 음악웹진 웨이브(weiv) 운영진입니다. ▣ 일다 www.ildaro.com 불행한 어린 시절을 드러내는 힙합음악 힙합 음악에서 자신의 불행한 가정사를 드러내는 가사는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래퍼가 부모 중 한 사람의 부재, 가난이나 환경의 어려움 등 ‘이렇게 밑바닥에서 자랐다’는 내용의 가사를 쓴다. 불우한 과거는 곧 자신의 시작점이 바닥이라는 것을 말하며, 이후 ‘여기까지 왔다’는 성공을 부각하며 스스로 이뤄낸 것들의 대단함을 이야기한다. 가족은 한 개인의 입신양명에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른바 ‘자수성가’ 서사에서 말하는 과거는 은연중에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