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다시 꺼내든 사진 검은 밤하늘을 밀어내는 신촌의 알록달록한 빛과 소리, 그 안에서 열렸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 그때 그곳에서 만난 한 아이가 나의 시선을 자신만의 문화제에 살며시 초대했다. 가로수 옆에 앉아 딱딱해진 도시 흙을 사부작사부작 부수고, 그 보드라워진 흙에 밝게 핀 초를 마치 연약한 나무 대하듯 조심스럽게 심는 고요한 문화제. 지난 4월 서울 신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촛불문화제 사진을 다시 꺼내본다. 그리고 이 아이처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몸을 일으켜본다. ▣ 박푸른들 www.ildaro.com http://www.ildaro.com http://ildaro.blogspot.kr
이런 일을 겪는 게 우리 아이가 마지막이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희생자 유족들과 함께 7월 19일, 광화문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보았다. 주말이라 바닥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어린아이들이 깔깔거리며 뛰어 놀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놀랐다. 다리를 모아 안고 묵묵히 굳어 있는 유족 뒤에는 옷이 젖은 아이들과 휴일을 즐기는 그 아이들의 부모가 있었다. ▲ 2014년 7월 19일 광화문 ©안미선 이전에 지역에서 세월호 유족과의 간담회가 있었을 때 간 적이 있다. 전국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서명을 받은, 그을린 얼굴의 유족은 그 자리에 있던 아이들의 얼굴을 차마 마주 볼 수 없다 했다. 고통스러워서 말문을 닫은 그들을 보고 그제야 주최 측은 아이들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