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는 일상을 관통해 철학적 사색을 담는 ‘철학하는 일상’ 칼럼을 연재합니다. 삶의 경험에 기초해 철학적 물음을 던지며 대답을 얻기 위해 사색하는 과정과, 사색이 일상에 적용되는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해보려고 합니다. 필자 이경신님은 일상 속에서 철학적 물음을 퍼올리며 삶 자체를 철학의 도정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일상 속에서 철학한다는 것의 의미 일상 속에서 철학한다는 것, 도대체 뭘까?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철학적 물음을 물을 수 있고, 일상을 그 물음과 더불어 꾸려나갈 수 있으며 철학과 더불어 좋은 삶으로 나아갈 힘이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 경우, 일상 속으로 느닷없이 철학적 물음이 비집고 들어 온 것은 초등학교 4학년 어느 날이었다. 할아버지께서 누워 지내시는 안방..
“뭘 하든 열심히 살면 되지” 모범운전사 최인심 늦은 새벽에 잡아탄 택시. 목적지를 말했더니 앞에서 기사가 뭐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네,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되물어보진 않았다. 때론 기사들이 쓸데없는 농담도 하니까, 때론 그런 농담 몇 마디 받아주다가 기운이 쏙 빠질 때도 있었으니까. “같은 동네 산다구요!” 손님이 별다른 대답이 없자, 뒤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말하는 기사. “네? 아, 네.” 그러고 보니, 기사가 여자분이다. 그것도 백발이 성성하다. 움츠렸던 마음이 풀어져서 “요즘 같은 때 새벽에 여자기사님 뵈니까 반갑네요.” 했더니 “그래요? 감사합니다.”라고 깍듯이 대답을 하신다. 핸들을 돌려 유유히 운전하며 손님을 편안하게 모시는 친절한 자태. ‘인터뷰하면 좋겠다’는 생..